[리에쿠로] 꿈 우리는 '사라지는 섬'으로 향했다. '사라지는 섬'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을 사방의 망망대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옹기종기 쌓인 방파제 뿐이었다. 그 길을 달리는 차 안에서 우리는 대화 한 마디 나누지 않았다. 나눌 수 없었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나는 운전을 하느라 황망하게 펼쳐진 도로에 시선을 고정해야만 했고 쿠로상은 조수석에 앉아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손 쓸 수 없이 하염없는 바다가 물결을 만들어 방파제를 끊임없이 때리고 있었다. 쿠로상은 눈앞에 달려올 것만 같은 바다의 압도적인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흘끗 곁눈질로 본 그의 몰입한 옆모습에는 씁쓸함이 잔뜩 배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는 게 괴로워 나는 더욱 운전에 집중했다. '사라지는 섬'에 들어서자 환영 인사 팻말과 함께 선착..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