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에쿠로] 裏 주홍 불빛으로 수놓아진 요정 앞에 낡은 검은색 세단이 멈춰섰다. 세단의 운전석에서 내린 쿠로오 테츠로는 차 지붕 위에 붙어있던 사이렌을 그제사 발견하고는 떼어 내어 차 안에 대충 던져넣었다. 사이렌을 떼어낸 자리에만 눈이 쌓이지 않은 지붕이 우스워 보여 주위의 눈도 좀 털어냈다. 가죽 장갑을 끼고 있어 차가움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있어 쿠로오의 얼굴에도 내려앉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돌담으로 둘러쌓인 요정을 보며 쿠로오는 탑코트 주머니 안에 있던 종이를 꺼내었다. 종이에는 요정의 문패에 새겨진 것과 같은 글씨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뒷면에는 반대로 정갈한 글씨가 적혀 있었다. 쿠로오는 그 종이가 아주 소중한 것인 양 도로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요정의..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0 다음